더 갈 수 있는데 멈춘다… 강연주 ‘시선’, 이어지지 않기로 남겨둔 자리
.판촉물 시장에 들어서면 바로 걸어 들어가지 못합니다. 몇 걸음 안 가서 멈추게 됩니다. 무엇이 눈에 들어와서가 아니라 더 갈 수 있는 상태에서 스스로 속도를 끊게 됩니다. 전시는 대상을 따라가게 하지 않고 관람의 흐름을 중간에서 멈추게 만듭니다. 어디를 봐야 하는지보다 어디서 더 가지 않게 되는지가 먼저 작동합니다. 오는 4월 1일부터 시작하는 강연주 작가의 개인전 《시선》입니다. ■ 이어지지 않기로 남겨둔 상태가 관계를 만든다 서로를 향해 서 있는 인물들이 중심처럼 보이지만 시선은 그 자리에서 머물지 않고 다시 흩어지며 다른 대상과 맞물립니다. 한 번 형성될 듯한 관계는 곧 다시 거리를 만들고, 장면은 쉽게 묶이지 않습니다. 거리는 이미 충분히 좁혀져 있고 한 걸음이면 닿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없습니다. 더 나아가지 않습니다. 이 멈춤은 부족해서 생긴 공백이 아니라 이어지지 않기로 한 선택입니다. 관계는 형성되지 않고 그 직전 상태에서 유지됩니다. 이어질 수 있었던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고, 진행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