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법부만 예외여야 하나
.이혼상담 상대적으로 분명한 2·3호 사유와 달리, 모호해 보이는 1호 사유는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과 관련돼 있다. 헌법재판소는 법률 조항 자체는 그대로 둔 채, 그 법률 조항에 대한 ‘특정한 해석’에 한정해서 위헌이라고 결정(한정위헌)할 수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이라고 결정하더라도, 대법원은 법률 해석권이 법원에 전속된다는 점을 근거로 지금껏 헌재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건들은 한정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법원 사이를 표류했다. 이범준 서울대 법학연구소 연구원(헌법학 박사)은 재판소원 도입으로 이러한 공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국회의 입법 의도와 달리 법원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법률을 잘못 해석하면 그걸 어떻게 통제할 수 있나? (한정위헌 결정이) 법률에 대한 법원의 해석권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다. 만약 법원이 해석을 잘못해 위헌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지금처럼 방치해야 하나? 헌법에 대한 해석권은 헌법재판소가 가지고 있다. 왜 사법부만 그 대상에서 예외여야 하나?”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재판뿐만 아니라 행정 권력에 대해서도 추가로 헌법적 통제가 가능해진다.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만약 부당한 행정처분으로 기본권이 침해되면, 헌법소원이 아니라 ‘다른 법률에 있는 구제절차’인 행정소송을 먼저 걸어야 한다. 패소하면, 대부분 거기서 끝난다. 재판소원 도입으로 개별 행정작용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청구할 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