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선고 요지, 빛바랜 판결의 가치
.뇌물수수 하지만 판결문 전문에는 이렇게 명시되어 있다. “이른바 ‘경고성 계엄’ 또는 ‘호소형 계엄’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여 둔다.” 비상계엄은 국민 기본권과 정부·법원 권한에 막대한 제약을 가한다. 위험 ‘예방’을 이유로 자의적으로 선포한다면 악영향이 너무도 크다. 따라서 “중대한 위기 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했을 때”에만 선포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논리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은 비판의 여지가 있다. 단순한 ‘오기’나 ‘실패한 요약’으로 보기에 치명적인, 판결문과 선고 요지(설명 자료)의 불일치가 보인다. 가령 선고 후반부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지귀연 판사는, 윤석열이 내란에서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사정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설명 자료에도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그러나 해당 부분 판결문 문구는 주어가 ‘윤석열’이 아닌 ‘군·경’이다. “군·경은 (중략)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물리력 사용을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판결문 곳곳에서 이런 차이가 보이는 까닭은 아직 외부에서 단정해 짐작하기 어렵다. 헌재의 탄핵 결정문이나 한덕수 1심 선고와 같은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지도 못한다. 계엄을 저지한 시민, 일부 정치인들의 공을 언급한 대목을 찾을 수 없다. 계엄 준비 기간과 세부 계획을 판단하는 데 핵심 근거인 노상원 수첩도 인정되지 않았다. ‘65세 고령’이나 ‘오랜 기간 공무원으로 봉직’이 양형에 유리한 영향을 주는 것을 두고도 설왕설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