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이 만든 조선 호황
.부동산전문변호사 요즘 미국-이란 전쟁으로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하루하루 급등과 급락이 반복된다. 어제는 매도 사이드카, 오늘은 매수 사이드카…. 투자자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혼란 속에서 뉴스를 보고, 유튜브를 틀며, 커뮤니티에서 다음에 살 종목을 묻는다. 그러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한국 주식시장 역사를 공부하는 일이다. 이번 미국-이란 전쟁 사태에서 참고해야 할 전쟁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2003년 이라크 전쟁이다. 당시에도 중동에 대규모 공습이 이어져 유가가 급등했고, 호르무즈해협 일대에 긴장도 높아졌다. 지금 미국-이란 전쟁과 닮은 풍경이다. 당시 전쟁은 8년간 이어졌다. 그때 한국 증시는 어땠을까. 2003년 3월 전쟁이 발발할 당시 코스피는 550 선이었다. 전쟁이 한창이던 2007년 코스피는 2000 선을 돌파했다. 전쟁이 곧 하락 시작이라는 통념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역사가 보여준다. 당시 가장 뜨거웠던 섹터는 조선이었다. 9·11 테러 이후 세계 경기가 움츠러들면서 조선업은 긴 침체기를 겪고 있었다. 그런데 이라크 전쟁으로 유가가 오르자 상황이 바뀌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해상 운임이 뛰면서 배가 부족해졌다. 한국 조선업이 현 경쟁력을 갖추게 된 계기도 바로 이 시기다. HD한국조선해양 주가는 2003년 3월 1만6000원에서 시작해 2007년 11월 49만 원까지 상승했다. 4년 동안 약 30배 오른 것이다. 물론 S-OIL 같은 정유주도 상승했지만, 조선주 상승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 사실을 기억하는 투자자가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