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노동자는 매일 파티
.공사대금 하이퍼인플레이션 하에서 상대적으로 괜찮았던 이는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다. 일용직 노동자는 하루 단위로 고용돼 일하고 돈을 받는다. 일을 시키려면 당일 물가를 고려해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월급쟁이, 그러니까 미리 계약해 일하는 사람은 물가가 상승해도 일정 금액만 받을 수 있었지만, 일용직 노동자는 하루하루 물가를 고려해 임금을 올려 받았던 것이다. 일용직 노동자는 하루 돈을 벌면 보통 그날 중으로 다 써버렸다. 하루 지나면 가치가 떨어지니 그날 받은 돈은 당일 써버리는 게 유리하다. 그래서 일용직 노동자는 매일 먹고 마시면서 돈을 썼다. 독일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독일인이 먹거리가 없어 고생한다고 들었는데 막상 매일매일 파티 분위기인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매일 파티인 것처럼 먹고 마시는 사람은 대부분 일용직 노동자였다. 일용직 노동자, 사회 저소득층은 하이퍼인플레이션을 해쳐나가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생활이 나아진 계층도 있었다. 농촌 사람들이다. 이곳에서는 먹거리가 생산된다. 먹고살기 위해 돈을 주면서 뭔가를 따로 살 필요가 없다. 농촌 사람은 이전과 똑같이 먹고살 수 있었다. 자기가 먹고 남은 것은 도시 사람들에게 팔았다. 자고 나면 농산물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급할 것도 없었다. 늦게 팔면 팔수록 더 많은 돈이 들어왔다. 농민은 그동안 필요로 했던 모든 물품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당시 농민 사이에서는 집에 그랜드 피아노를 장식용으로 구비하는 게 유행이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