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지 않은 선이 판단을 반복해서 드러낸다
.판촉물제작 색연필 선은 한 번에 그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번 겹쳐 쌓인 흔적입니다. 선은 덧입혀지고 다시 눌리며 축적됩니다. 중요한 건 이 흔적을 지우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정리된 표면을 만드는 대신 남겨둔 선택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 작업은 시간이 아니라 판단이 쌓인 결과로 보입니다. 무엇을 더했는지가 아니라 어디서 멈췄는지가 반복되어 드러납니다.고양이, 나무, 돌, 인물은 하나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어느 하나가 중심이 되지 않고 각자가 제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보는 쪽의 시선도 한 곳에 머물지 못합니다. 계속 이동합니다. 이 이동이 반복되면서 관람은 특정 대상을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머물다 옮겨가는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 완성 직전이 아니라 멈춘 상태 자체를 유지한다 형태와 구성은 이미 충분히 갖춰져 있습니다. 더 진행할 수 있고 마무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여기서 멈춥니다. 미완이 아니라 기준입니다. 더 할 수 있었던 가능성을 남겨둔 채 멈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하나의 장면 안에는 현재의 모습과 이어질 수 있었던 다음이 동시에 남습니다. 이 간극이 사라지지 않고 유지됩니다.